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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철광석 광산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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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의 22.5배 면적(189㎢)인 노천 광산은 IT 신기술로 가득했다. 붉은 흙먼지를 헤치며 드론이 날고, 30m가량 높이의 무인(無人) 드릴들이 땅바닥에 구멍을 뚫는다. 

 

지난 14일 오전 찾은 호주 북서부 필바라 지역의 로이힐 철광석 광산은 스마트 마이닝(지능형 광산) 구현에 한창이었다. 로이힐 광산은 세계 최대 규모의 철광석 광산중 하나다. 한국의 포스코가 지분 12.5%를 투자했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인프라(플랜트·철도 등)를 공사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원룸 아파트 정도 면적의 무인 드릴 제어실에 들어가니, 한 작업자가 10개 가까운 모니터 앞에 앉아 게임기 컨트롤러 같은 설비로 대형 드릴 9대를 조종하고 있었다. 드릴마다 설치된 카메라는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내왔다. 제어실과 드릴들은 무선으로 연결됐다. 광산 관계자는 “유인 드릴로 운영했던 지난해 5월 이전에는 드릴 1대당 운전자 3명(낮조·야간조·휴식조)이 붙어 총 30명 가까운 인원이 일했는데, 지금은 제어실에서 단 4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릴 무인화의 장점은 인건비 절약뿐만이 아니다. 단위 시간당 작업량이 14% 증가했고 구멍 뚫기의 오차가 0.5~1m에서 0.1m 이내로 작아졌다고 한다. 현재 광산 안에 있는 무인 드릴 제어실은 내년 3월 남서쪽으로 1300㎞ 떨어진 대도시 퍼스의 원격 운영 센터로 옮겨질 예정이다.  
   
로이힐 광산에선 매일 오전 드론이 광산 전반을 모니터링하고 녹화하기도 한다. 녹화 영상을 한데 모아 초고속으로 재생하면 광산의 변화 추이를 한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본 채굴에 앞서 3D(차원) 시뮬레이션을 하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광산 측은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더욱 일정한 품위(광석 안에 들어 있는 금속의 정도)의 철광석을 캘 방침이다. 배리 피츠제럴드 로이힐 홀딩스 대표는 “운영 중인 대형 트럭들(현재 77대)을 무인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로이힐 광산은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 2015년 말부터 스마트 마이닝 구축 등의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막대한 이익을 거두기 시작했다. 당기손익이 2016/17회계년도에 흑자로 전환해 3억3100만 호주달러(약 2700억원)를 기록했으며 2017/18회계년도에는 5억5800만 호주달러(4600억원)로 급증했다. 2018년 6월 말 현재까지 누적 순익은 2억3100만 호주달러(1900억원)다. 


스마트마이닝 바람은 로이힐 광산뿐만 아니라 호주 철광석 광산 업계 전체에 불고 있다. 한기호 포스코 서호주 사무소장은 “철광석 가격이 2011년 190달러(1t 기준)를 상회하다가 2015년 40달러 아래로 내려간 적이 있다. 단기간에 급격한 가격 변동성을 경험한 철광석 광산 회사들은 원가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순위로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저임금이 시간당 18.93호주달러(약 1만5500원)에 달하는 등 높은 인건비가 호주 철광석 광산업계의 스마트 마이닝 붐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무인화 기술의 경우 광산에 만연한 안전 사고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스마트 마이닝 추세는 전 세계 광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관련 산업 규모는 지난해 48억6000만 달러(약 5조 5000억원)에서 2023년까지 꾸준히 증가해 139억6000만 달러(약 15조 800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문제는 한국에선 스마트 마이닝 도입도, 스마트 마이닝 시스템 산업의 성장도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국내 석회석 광산 7곳이 와이파이 기반의 통신 기반을 갖춘 게 그나마 IT기술이 접목된 것이다. 유영준 광물자원공사 신사업기획팀장은 “앞으로 남북통일이 되면 북한에서 대규모 광산을 많이 개발할 것인데, 이를 위해서라도 스마트 마이닝 도입과 관련 시스템 산업의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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