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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모리슨 총리에 등돌린 여성 유권자들..."성폭행 관련 사태로 법무·국방장관 동시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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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치권에서 연이어 터져 나온 성폭행 의혹으로 수만명의 여성들이 시위를 벌인 끝에 크리스천 포터 법무장관과 린다 레이놀즈 국방장관이 동시 해임됐다고 29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포터 법무장관은 33년 전 17세였을 당시 16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여성이 포터 장관을 고소해 수사가 시작됐지만, 지난해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포터 장관은 혐의를 부인하며, 이 사실을 보도한 호주 ABC방송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레이놀즈 국방장관은 동료 직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장관실 여직원에 대해 “거짓말하는 암소”라고 조롱하며 2차 가해를 해 비판을 받아왔다. 

두 장관의 해임을 결정한 스콧 모리슨 총리 역시 부적절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에 분노한 수만명의 여성들이 포터 장관의 성폭행 사건을 엄밀히 조사해 달라며 의회 밖에서 시위를 벌이자, 모리슨 총리가 “미얀마 같으면 총을 맞았을 텐데 저렇게 시위할 수 있는 여성들은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더욱 거센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의회 섹스 스캔들’이 불을 부었다. 여당 의원의 보좌진이 의원 집무실 책상에서 성관계를 하는 동영상이 돌고, 일부 여권 인사들은 의사당 기도실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폭로까지 터지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이달 중순 호주 각지에서 규탄 시위가 이어지자 모리슨 총리는 결국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한데 이어 이날 두 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모리슨 총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호주 국민들, 특히 여성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판받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시위대를 향한 제 발언은 의도와 달리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또 모리슨 총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성 담당 장관직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29일 “여성 담당 장관은 오직 여성 관련 의제를 수행하는 ‘여성들의 총리’로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모리슨 총리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최저치를 기록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으로 얻은 지지율을 다 까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여성 6명 중 1명이 최근 두달 사이 모리슨 총리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정치과학을 전공한 마리안 소어 호주국립대학 교수는 “호주 의회는 이 같은 문제에서 캐나다나 뉴질랜드 등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며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호주는 의회에서 여성 의원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낮은 편이다. 20년 전 세계 21위였던 호주의 여성 의원 비율은 현재 크로아티아와 짐바브웨보다 아래인 50위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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